열흘간의 긴 휴가를 마치고 인천에서 서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려고 짊어지고 왔던 배낭을 다시 메고
오전 10시쯤 전철역으로 향했다.
이전 홈플러스라는 직장을 23년간을 다녔을 때도 3일 이상의 휴가는 가본 적이 없었는데,
사직 후 직장을 바꾼 지 6개월 만에 열흘이라는 길고 긴 휴가를 처음으로 받아 보았다.
물론 팔꿈치 수술했을때 6개월, 무릎 연골 수술했을 때 6개월 이상은 병가라는 제목으로 휴가 아닌 휴가가 돼버렸으나
직장에서의 기나긴 진정한 휴가라는 제목으로 쉬어 보기는 사회생활 25년 만에 처음 맞이하는 아주 의미 있고 기대되는
행복한 휴가였다.

10월 첫째 주부터 공휴일이 겹치다 보니 중간에 4일 동안을 월차로 쉴 수 있어 윗분(소장님)과 같이 일하는 동료 께서
많이 배려를 해주신 덕분에 둘째 주 공휴일까지 딱 열흘간의 행복한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 첫째 날은 서산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내 고향 인천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시간은 참으로 짧았다.(한 시간 반 정도 소요)
오전 10시 버스를 서산에서 인천행으로 예약해,
대산 터미널에서 서산터미널까지 900번 좌석버스를 타고 달렸다.
우리 집은 대산 터미널에 아주 가까이 근접하고 있어서 (아파트에서 내려다 보일 정도?) 승용차 없이 여행할 때나
시내에 나갈 때 별로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시골이라 버스 시간대를 잘 맞추어야 기다리지 않는다.
인천으로 올라가는 버스는 휴가 가기 하루 전날 미리 예매를 한 상태(서산터미널-> 인천터미널)여서
시간 맞춰 출발하면 뭐.... 별 이상 없다.
대산 터미널에서 서산터미널까지 시내버스로 약 45분 정도 걸린다. 승용차를 타고 나가도 마찬가지이다.
(시골이라 시간은 좀 걸린다. ㅎㅎ)
서산터미널에 도착해 이미 전날 예매한 티켓으로 교환하고 약 10분 정도 기다리니
인천터미널행 버스가 도착했다. 설레었다.
드디어 인천으로 출발~~

사실은 이사온지 10개월 만에 시골에서 버스는 처음 타본다.
직장도 도보로 다니고 주변에 마트도 여러 개 있고, 병원과 은행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굳이
버스를 타고 시내를 나가야 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버스를 이용할 일도 딱히 없었다.
또한 고속버스도 이용한 지가 수십 년 된 거 같다.(기억도 안남)
여행 갈 때나 출퇴근할 때도 승용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시내버스나 고속버스를 이용할 일이 그다지 없었다.
아...... 수년 전 산악 동아리에 참석했을 때 단체 버스를 이용한 기억은 난다. ㅍㅎㅎ

버스는 달리고 달리고~
챙겨 온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이선희의 노래를 들으며 잠시 코를 골았는지 내 코 고는 소리에 내가 놀래서
번쩍 눈을 떴다.
드디어 인천터미널에 도착.
인천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반이었다. 엄청 빨리 온 거 같다.
스멜~~~~~ 인천 냄새가 난다.
인천에 거주할 때 쇼핑을 자주 왔었던 인천터미널 쇼핑센터여서 그리 낯설지도 어색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렇게 서산 시골 할머니가 인천에 왔다고 그냥 지나칠 수야 있겠는가?
쇼핑센터를 한바뀌 휘익~ 돌아다녔다.
의류코너, 신발 코너, 전자제품 코너, 아동복코너, 먹거리 코너까지 한 바퀴 돌아 아이쇼핑만 했다.
뭐..... 그다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점포 직원들이 많이 바뀐 것 빼고는...ㅍㅎㅎㅎ
인천터미널역에서 작전역으로 향하는 전철을 타고 딸네미네 집으로 향했다.
딸네미네 집도 작전역 인근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교통편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딸네미와 손녀딸이 반갑게 나를 맞이해 주었으나,
모처럼의 휴가 인터라 벌써 나는 오늘 저녁부터 약속이 잡혀 있어 우리 아이들과의 저녁밥은 못 먹었다.
저녁에는 홈플러스 오픈 멤버들의 칵테일 모임,
내일 새벽에는 2박 3일간의 강원도 여행이 잡혀 있었고 ,
여행 다녀온 날 저녁에도 친구들과의 모임이 잡혀 있었다.(연예인보다 더 바쁜 스케줄이다.ㅍㅎㅎ)

인천에 도착한 날부터 쭈욱~ 나의 스케줄은 계속됐다.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 동네 친목계였던 지인들과의 모임... 그리고 계양구 구민의 날 행사까지 모두 참석하여
인천에서 나의 행복한 휴가를 아주 알뜰하게 길고 긴 휴가를 마쳤다.
물론 딸네미와 손녀딸들과의 만찬도 당연히 즐겼다. 단 하루!!
(하지만, 나이먹어보니 다큰 자식들과 손녀딸들 보다 친구들이 더 좋다.갸네들도 친구들과의 모임이 더 많다.)
이젠 인천을 떠날 시간이다.
토요일 아침 가져왔던 배낭을 메고 무작정 작전역에서 인천터미널로 향하는 전철을 탔다.
서산에서 인천으로 출발할 때처럼 미리 예매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달리는 전철 안에서 핸드폰을 뒤적였다.
(서산터미널로 향하는 고속버스 예매를 위해서)
인천터미널에 12 좌석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 안 하고 출발했는데
뜨~~ 아~~~~
좌석이 하나도 없다.

한 시간 반을 기다려야만 하는 좌석만이 남아 있었지만 그 시간표는 뒤로 하고 부천터미널을 검색했다.
11시 좌석이 11개 남았다.
재빨리 계양구청역에서 내려 7호선으로 갈아타고 상동역에서 내려 부천터미널까지
부지런히 달리고 달렸다.
물론 걸어가면서 달리면서 예약하려는 순간 7석으로 줄어들었다.
이미 좋은 창가 자리는 다 차 있었고 그냥 아무 데나 35번 자리로 예약해버렸다.(좌석 고를 시간이 없었다.)

휴~~~ 10시 50분이다. (오전 11시 출발, 오후 2시 도착 예정)
안심의 한숨을 내쉬고 화장실에 들렀다가 버스표를 교환한 뒤 기다리고 있는 서산행 버스로 올라탔다.
나는 늘 이렇다.
매사에 즉흥적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 같은 것은 잘하지 않는 편이다.
하긴.... 예약할 일도 별로 없었다.
만일 부천 터미널에서도 좌석이 끊겨 한 시간 이상 기다릴지라도 나는 또 이런 즉흥적인 선택을 했을 것이다.(ㅍㅎㅎ)
그 남는 시간을 즐길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터미널에도 부천터미널에도 쇼핑센터가 있기 때문에 볼거리, 먹을거리는 충분하기 때문에 걱정 안 한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항상 사진 찍을 거리와 글쓰기 재료들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받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며,
자유로운 내 시간을 맘 껏 즐기고 싶고 즐길 것이다.
내가 탄 버스는 부천터미널을 빠져나가 화성 즈음을 지나고 있었는데 차가 멈추어 아주 느리게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우와~~ 운전석 쪽 앞 유리를 쳐다보았더니 얼마나 길게 늘어섰는지 도무지 진도가 나갈 기미가 안보였다.
오늘 안으로 서산은 도착할 수 있을까.....
서산에서 인천으로 올라올 때는 한 시간 반가량 걸려 수월하게 올라왔으나,
인천에서 서산으로 내려가는 이 시간은....(낼모레 도착할 거 같았다.ㅠ.ㅠ)
포기하고 등을 기대고 한숨 잤다.
한숨을 자는 둥 마는 둥 눈을 떠보니 시간은 벌써 낮 1시가 넘어 벌써 두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아직도 버스는 기어가고 있었다.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핸드폰을 꺼내 게임도 해 보고 다시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하기도 해보고
별짓을 다해 봤지만 버스는 마냥 제자리다.

2시가 다 되어 가자 버스 안 어느 한 아저씨가 먼저 큰소리로 말을 꺼냈다.
"서산시내에서 친구 딸네미 결혼식이 2시인데 언제쯤 도착한다냐~~" 하시니,
이어 다른 아주머니께서
"저도 2시 반 예식인데 기사양반 대충 몇 시쯤 도착할 거 같아요?" 하고 기사 아저씨를 향해 소리쳤다.
기사아저씨
" 앞에 좀 보세요~ 차들 안 보여요??? 서산터미널 도착하면 바로 되돌아 올라오는 버스나 예약하시고 올라오셔요~~"
하셨다.
아이고... 나도 급했다.
배도 아푸고 머리도 아푸고 허리도 다리도 너무 아팠다. 그런데 방법은 없었다.
그냥 이대로 도착지까지 가는 수밖에....

지치고 힘든 몸땡이를 어찌할 바를 몰라 버스에서 일어서서 허리좀 필까....하고 일어섰는데
기사 아저씨가 소리를 질렀다.
"아줌마~~ 앉으세요~~ 위험한데 버스에서 일어나면 어떻해요? "
이런....십팔색크레파스, 씨베아란허스키, 십장생 같으니라구.....

아......
드디어 서해안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달리고 달리고~~ 서산시내에 접어 들어 터미널에 도착했다.
서산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4시10분 이었다.
머리털나고 이렇게 오랜동안 버스안에 갖혀 있긴 처음이다.
여행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닌거 같다.
서산터미널에서 다시 대산터미널까지의 시간도 40분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난 한숨만 내 쉬었고
여기부터는 시내버스이기 때문에 예매할 필요 없이 버스가 오길 기다리면 된다.
마침 기다린지 5분만에 대산터미널행 시내버스가 도착하여
난 버스에 올라타고 대산터미널까지 ...우리 집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집에 오는길에 잠시 편의점에 들러 참이슬 두병을 사 베낭에 넣었다.
도저히 맨 정신에 오늘밤을 견딜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 내곁에는 주님이 최고다.
이렇게 열흘간의 긴~~휴가를 무사히 마쳤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일상 & 경험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병의 근원이 되는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에 많은 도움이 된다니 안먹을 이유가 없지요. (0) | 2022.10.18 |
---|---|
고구와와 함께 먹었는데 "독"이라고 하니 큰일인데요? (0) | 2022.10.15 |
중년층 노년층 골다공증 예방과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는 무말랭이 (1) | 2022.10.11 |
전자렌지에서 1초에 24억5천마이크로파(전자파)방출, 그거 사용하면 안돼요!!! (0) | 2022.10.10 |
계란을 섭취한후 절대로 먹지 말아야하는 음식이 있다구요? (0) | 2022.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