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장례식장에서 눈물 흘린 사연
친정 외할머니 이야기입니다.
외동딸인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는 매일매일을
슬픔에 눈물 마를 날이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시다가
돌아가신 내 친정엄마가 보고플 때면 외손녀 딸인 나한테
자주자주 전화하셔서 슬픔을 달래기도 하셨습니다.
물론 남편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말씀을 또 반복하시면서요
(듣기 싫었여요...ㅠㅠ)
손녀 딸네미 일상생활이 무척이나 궁금하셨겠지만요.
나도 외할머니를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결혼 전에는요.
어렸을 때 외갓집에서 부처님이 계 신방에서 매일 밤을
지내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부부 스님 이셨어요~)
외할머니가 지병으로 외삼촌댁에서 지내시다가 마침내 쓰러져
서울 외삼촌 집 인근 지역 병원에 입원하셨었는데 그때 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남편과 병원으로 외할머니를 뵈러 갔었어요.
얼마나... 얼마나... 한없이 내 손을 잡고 눈물만 흘리시던지.....
내 생활도 있고(직장을 다녔어요) 물론 남편도 직장인이었고요.
시어른들과 함께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한없이 눈물만
흘리는 할머니를 뒤로 한 채 돌아서서 인천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가슴아파 죽는 줄 알았습니다.(지금도 가슴이 먹먹....)
외할머니를 뵙고 온지 며칠 뒤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외삼촌이었습니다.
"여니야~~ 할머니 방금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너만 찾더라~~"
하시는 거예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하고 직장상사에게 외할머니 소식을 알리고
바로 장례식장으로 남편과 함께 향했습니다.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울며불며 외할머니 빈소를 찾아 장례식장을 들어서자마자
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오열을 하며
모가지가 터지도록 통곡 소리를 나며 큰소리로 악을악을 쓰며 울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지요)
사실은 친정엄마 돌아가셨을 때 눈물 한 방울 안 흘렸었거든요.
(4년 동안 중환자실에 계셨다가 돌아가셨기에
병간호하는 동안 모든 눈물을 다 쏟아냈었나 봅니다. ㅠㅠ)
외삼촌과 사촌동생들이 오열하고 있는 나를 부축하여
테이블 앞에 앉히고 진정하라고참이슬 한잔을 따라주시는 거예요.
(나는 주당이었어요. 지금도....ㅎㅎ)
참이슬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의 주님 중 하나였기에 맥주컵에 따라서
벌컥벌컥 마셔버리고 말았답니다.
마음이 좀 진정되더라고요.
외삼촌과 사촌동생들과 이런저런 할머니 얘기를 해가면서
(할머니가 자나 깨나 여니 걱정만 했다고...ㅠㅠ)
나는 또 참 이 슬한 병을 마셨습니다.
아........ 술이 나를 마셨는지..... 내가 술을 마셨는지.....
오줌이 너무 마려워서 혼자 터덜터덜 일어나 화장실을 찾아 해맷어요.
장례식장이 너무 커서 아니... 다니는 골목골목 각 빈소 앞마다
화환들이 너무 많아서 화장실을 찾기가 좀 시간이 걸렸어요.
암튼 화장실을 찾아서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할머니 빈소를 찾다가 화환에 적혀있는 이름을 보고 빈소로 들어갔습니다.
(외삼촌 이름과 똑같은 이름의 화환이었거든요)
술이 많이 취한 상태여서 영정사진이 두 개 세 개로 흐릿하게 보였어요.
다시 한번 오열을 느끼면서 대성통곡을 하며
방바닥까지 쳐가며 모가지가 터지도록 울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까지 가시면 난 어떻게 살라고...... 할머니~~~~
엄마 돌아가시고 할머니만 의지하고 살았는데.... 할머니마저 돌아가시면....
나는 어떻게 살라고.... 할머니......."
한참을 대성통곡을 하고 흐느끼는데 처음 보는 한 남자가
나를 부추겨 테이블에 앉혔어요.
처음 보는 남자:
"슬픔을 같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누구신지....?
저희 어머님과는 어떻게 되시는 분 이신지요?"
하시고 물어보는 거예요.
울음을 억지로 달래며 고개를 양옆으로 쭈~욱 둘러보니
다들 처음 보는 사람들인 거예요.
나:
다시 한번 울면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술 이취 해서 빈소를 잘못 찾아왔나 봐요~~
흑흑 정말 죄송합니다.
~~~ 흑흑흑"하며 일어서려는데
저만치서 외삼촌이
"여니야~~ 너 남의 빈소에서 뭐하냐????" 하시며 들어오시는 거예요.
화장실 간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안 오길래 나를 찾으러 화장실이며,
휴게실이며 찾아다니는도 중 통곡하는 내 목소리가 어디서 들리더래요.
외삼촌이 남의 빈소 상주에게 사과하고 난 외삼촌한테 질질 개 끌려가듯 끌려
다시 외할머니 빈소로 왔습니다.
외삼촌이 남편에게 하는 말
"여니 잘 지키고 술 그만 먹게 하게나~~ 화장실 간다고 하면 따라가서
지키고 있다가 잘 데리고 오고!!!!" 하시며 내손을 남편 손에 넘겨주는 거예요.
남편은
"이 사람이 창피하게 남의 빈소에서 울고 있냐?
신문에 날 일이다!!! 아이고 창피스러워라~~"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는 거예요.
(쪽 팔리지 않았어요. 영혼이 나가 버렸거든요.ㅍㅎㅎ)
외삼촌과 외숙모
그리고 사촌동생들
그리고 모든 친척들까지
초상집에서 다들 빵 ~ 터졌습니다.
이렇게 웃픈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참고로 나는 음주가무를 좋아하고 남들에게 웃음도 주는
매우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주부랍니다.
(남들은 "또~라~이~ "라고도 부르고 푼수떼기 라고도 부릅니다.ㅍㅎㅎ)
끝까지 읽어주신 님들 감사합니다.
대박 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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