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시할머니 아프실 때
병간호는 시엄마가 하셨는데 시할머니가 빨리 돌아가시기를
진심으로 바랐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시아버지 중풍으로 쓰러져 누워 계실 때
3년째 되는 해에 아버님이 빨리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시엄마가 아파서
중환자실에 두 달 정도밖에 안 누워 계셨는데도 빨리 돌아가시길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친정엄마 교통사고로 4년째 식물인간으로 누워계실 때도
엄마가 빨리 돌아가시길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남편이 하던 사업이 망해 집에서 실업자로 빈둥거리며
삼식이로 놀고 있을 때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댐 볐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시동생 사업이 번창하여 사업체를 늘리고 부자 흉내 내면서
아이들 세뱃돈을 남편보다 더 많이 주며 큰소리칠 때
시동생이 망해버리길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가 9억 넘는 아파트에서 최고급 승용차에
잘 먹고 잘살면서도 돈 없다고
돈 잘 버는 남편 흉보며 징징댈 때마다...
나는 친구가 이혼당했으면 하고 바라었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꼴 보기 싫은 직장상사가 병가로 쉰다고 할 때
나는 그 상사가 영원히 안 나오길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취직을 했을 때는 밥 해주는 게 힘들어서
따로 나가 살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지방으로 시집간 딸네미가 사위랑 애들 데리고 친정에 너무 자주 올 때
돈 많이 들어간다고 안 왔으면 하고 바라었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다리에 깁스를 하고 아파 누워있을 때
돈 자랑 자식 자랑하며 잘난 척하는 친구에게
너도 다리 똑 부러져서 깁스나 해라라고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텃세 부리느라
내가 하는 일마다 감 놔라 배 놔라 대추 놔라 사사건건 간섭할 때
저인 간 죽을 만큼 아파서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추운 날 버스정류장에서 개 떨듯 버스 기다리는데
버스가 사람 많다고 그냥 지나가버릴 때
그 차에 펑크 나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비 오는 날 우산 쓰고 친구 만나러 가는 길에
승용차가 내 온몸에 물 튀기고 그냥 갈 때
그 승용차 바퀴 네 개 모두 펑크 나길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동네 단골 국숫집에 장애인 손님이 침 질질 흘리며
고개를 처 박고 얼굴로 국수를 먹고 있을 때
제발 장애인들은 식당에 좀 안 왔으면 좋겠다고 바랬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날,
간호사가 내 팔에 주삿바늘 한 번에 못 꽂고
여러 번 찔러 댈 때 간호사 얼굴에 그 주사 바늘
확 꽂고 싶었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같이 일하는 직장동료가 일도 못하고 일도 안 하고
고집만 부릴 때 제발 그 동료가 회사를 그만둬 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 한대로 여름을 보내야 했던
그 예전,
회전으로 해 놓은 선풍기를 내 앞으로 고정시켜놓고
나만이 시원한 밤을 보냈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시어머님이 일곱 식구 아침에 먹던 반찬 다시 냉장고에 넣었을 때
그 남은 반찬 시어머니 몰래 전부 버렸습니다.
나는 나쁜 사람입니다.
정말로 나는 나쁜 사람입니까???
오늘도 행복한 하루.
'일상 & 경험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상 천외한 범죄 디지털 잠금장치 도어록 비밀번호 바꾸기 (0) | 2022.08.26 |
---|---|
바람불어 좋은 날 어느 시골 아지매의 사는 이야기 (0) | 2022.08.26 |
하루를 시작하며 주님께 드리는 부자엄마의 간절한 아침 기도 (0) | 2022.08.25 |
우리동네 감나무집 아저씨는 불친절해요. 그집 강아지는 더 불친절해요. (0) | 2022.08.23 |
마음 챙김의시 인생은 숨을 쉰 횟수가 아니라 숨 막힐 정도로 벅찬 순간을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 로 평가된다 (0) | 2022.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