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으로 이사온후 첫 추석명절 을 맞이했다.
벌써 9개월이 다 되어 간다.
어찌 세월은 이다지도 빠르게 지나가는지......
새벽6시에 일어나
탕국 끓일 재료들을 까스불에 올리고
하얀 흰쌀밥 지을 제사밥을 밥솥에 올렸다.
전이랑 나물들은 어제 모두 준비를 해놓았지만
잡채는 아침에 묻혀야 하기 때문에 당면도 삶을 준비를 했다.
(당면 재료들은 어제 볶아 놓았다.)
제삿상 차리는것이 보통은 아니다.
이미 겪었을 주부들이나,
지금 현재 겪고 있는 주부들은 진저리 나도록 실감할 것이다.
아침에 할일을 서둘러 끝내고
제삿상을 차려 차례를 지냈다.
인천에서 손녀딸들이 와서 시끌 시끌 하다.
제사는 시아버지, 시어머니, 친정아부지, 친정어무니 그리고 남동생
이 5명만 지낸다.
시집왔을때부터 몇년 전 까지는
고조할아버지, 고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시할아버지, 시할머니
.....까지 도대체 손가락을 셀 수가 없을 정도로
하루가 멀다하고 제사
또 하루가 멀다하고 제사.
제사 몇일전 부터 준비해 제삿날이 되면 한시도 앉아있을 틈이 없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주방에서 벗어 날수가 없었다.
그때는 정말 지긋 지긋 했다. 생각하기도 너무 싫다.
몇일째 명절준비 하느라 분주 했었는데
명절 당일은 눈 깜빡하는 사이 지나가 버렸다.
순식간에 다섯분의 차례를 지내고
뒷 설겆이 까지 끝내놓자 마자 손녀딸들과 함께 바닷가로 향했다.
자동텐트와 침낭 2개 ,의자2개 버너와 물
그리고 냄비와 라면4개 그리고 제사 지내고 남은 과일과
약과, 산자 등을 챙겨 갔다.
아......
아름답다.
매주 오는 곳이지만 오늘따라 정말 아름답다.
우리집 가까이에 이렇게 아름다운 바닷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하고
서산으로 이사온 나의 결정에 다시 한번 내가 나에게 칭찬한다.
바닷가 앞에 차를 세우고 텐트를 펼쳐 자리잡고 의자 2개도 펼쳐 앉았다.
우리 아이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닷가로 뛰어갔다.
딸네미와 나는 버너에 냄비를 올려 커피 마실 물을 준비해
준비해온 믹스 커피 한잔씩을 했다.
나는 주말마다 바닷가에서 커피 마시기를 즐겨 하지만
딸네미는 스벅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한다.
오늘은 하늘도 이뿌고 구름도 이뿌고
바다또한 잔잔해 아이들 놀기에도 안성 마춤 이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 아이들은 조개와 돌게를 잡았다.
막내 손녀딸은 돌게가 쫒아와서 무섭다고 도망 다녔다.
이또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첨벙 첨벙 옷에 갯벌물이 튀어도
갯벌진흙이 얼굴이며 머리에 묻어도
아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준비해온 과일과 간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한시간 가량 지났을까....?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떼거지로 몰려 왔다.
ㅎㅎㅎㅎㅎㅎ
정말 거지같다.
얼굴은 시꺼멓게 진흙물이 여기 저기 튀겨 묻어있고
옷은 물에 젖어 흐느적 거리며
머리도 바닷물에 젖고 흙탕물이 튀겨 생쥐꼴.....
정말 거지 같았다. ㅍㅎㅎㅎㅎㅎ
그래도 이뿌다. 내 새끼들이니까....
냄비에 물을 올리고 라면 4개를 끓였다.
종이컵에 라면을 담아 하나씩 건내고
딸네미와 나도 한컵씩 먹었다.
계속 기름냄새를 맡아서 인가....?
얼큰한 라면맛이 꿀 맛 이다.
아이들도 너무나 잘 먹는다.
한컵 더 먹고 싶었으나 아이들이 더 달라고 할까바 눈치를 보는데
아니나 다를까....ㅎㅎ
두컵 세컵씩 먹는통에 나는 침만 흘리고 있어야 했다.
(국물이나 한 사발 들이켜야 겠다.고 생각)
아이고....
국물도 없다.
진짜 잘들 먹는다.
그래도 이뿌다. 내 새끼들이니까...
라면 네개를 순식간에 먹어 치운 우리 이뿐것들은 다시 바닷가로 뛰어 갔다.
딸네미는 핸드폰으로 아이들 노는것을 연실 찍어 댄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ㅎㅎ
아.....한숨 자야겠다.
텐트 안으로 들어간 나는 침낭을 펼쳐 깔고 누웠다.
텐트 밖으로 보이는 구름과 푸른 바다가 너무 환상적이다.
바람도 살랑 살랑 불어 볼살을 간지럽히고,
다리 솜털도 기분좋게 간지럽힌다.
바로 옆 텐트안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고,
어느 집인지는 몰라도 삼겹살 굽는 냄새가 내 뱃속을 뒤집어 놓는다. ㅠㅠ
고기 싫어하는 내가
이렇게 간절하게 저 삼겹살 한점이 먹고 싶은 이유는 뭘까....
다음에 올때는 삼겹살 꼭 사와야 겠다.
점심까지 해결한 우리 가족은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화장실 욕조에서 발가벗고 노는 중...
조금있다가 저녁은 비빔밥으로 해야겠다.
나물이 있으니
고추장과 참기름을 가득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같이 먹어줘야 냉장고속이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ㅎㅎ
오늘도 참으로 고맙고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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